첫 번째 산부인과 방문 이후 현실로 돌아와 바쁘게 살아갔다.
부모님께 알리기
먼저 오랑이 뱃속에 왕배가 있다는 사실을 오랑이 부모님과 나의 부모님에게 알렸었다.
(전화로 주절주절 주절...)
남편: 어무니 근데요..
어무니: 뭐냐
남편: 어무니 할머니 되었어요
어무니: 모?? (하하하하하하). 축하한다 근데 벌써 할머니를 만들면 어떡하냐!! (하하하하) 오랑이(이때는 이름을 모르고 계셔서 사실 걔는 이라고 했다)는 몸은 괜찮고??
남편: 입덧이 많이 심하긴 한데...
나는 오랑이를 데리러 가면서 얼굴을 뵀었는데, 오랑이는 우리 부모님 얼굴이나 이름조차 모르고 계셨다.
(물론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건 알고 계셨지만)
하여튼... 얼굴도 본 적 없지만 할머니가 되셨다는 소식(?)을 일단 먼저 알려드렸다.
그리고 우리가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나는 만 31, 그냥 33, 오랑이는 -2) 너무 좋아하시면서 축하한다고 몇 번을 말하시고 아버지에게 이 소식을 알리러 전화를 끊으셨다.
오랑이랑 둘이서 어떻게 알릴까 발을 동동거리며 생각하던 거와는 달리 오히려 양가 부모님들은 좋아하셨다.
드라마에서처럼 김치 싸다구를 맞지 않을까 내심 마음 한편으로 무서웠는데 다행히 해피엔딩!!
입덧이 심한 오랑이
오랑이는 평소 아주 건강한 아이였다.
평소에는 필라테스도 하고 건강에도 관심이 많아 온갖 몸에 좋은 것들을 잘 먹고 있었다. 마녀수프(?)라는 것도 만들어 나도 먹였으며, 양배추 러버였다. 웬만한 건 정말 다 잘 먹던 오랑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오랑이의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일단 냄새에 매우 매우 민감해졌다.
담배 냄새 같은 건 원래도 싫어했지만 음식 냄새에 특히 민감해져, 오랑이가 사랑하던 양배추도 먹지 않기 시작했다.
오랑이가 양배추를 안 먹다니... 이건 심각한 일이다.
다행히 냄새에 민감했던 부분이나 입덧은 첫 번째 검사 이후 바로 영양제를 먹으면서 많이 괜찮아졌다. (입덧을 완화시켜 주는 성분들이 꽤 들어있다)
그리고 매일 회사로 싸가면서 까지 먹던 양배추를 냄새가 난다고 안 먹기 시작했고 밖에서 사 먹는 걸 싫어해서 매일 요리를 해 먹던 오랑이가 자꾸 뭐가 땡긴다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외식을 했다.
그렇게 오랑이의 입맛이 달라졌다. 평소 좋아하던 음식들에서도 다른 맛이 난다고 했었고 미각 자체가 아주 예민해졌다.
오랑이: 오늘은 냉면이 먹고 싶어!! 오늘은 과일이 먹고 싶어!! 오늘도 냉면!!! 오늘은 만두전골!!!...
외식은 괜찮았지만 오랑이가 자꾸 토도 하기 시작했다 ㅠㅠ
마음이 참 아프다. 먹고 싶은 걸 먹여도 속이 안 좋다고 하면서 토를 했다.
그러면서도 왕배 밥 줘야 한다면서 세끼를 챙겨 먹으며 영양제를 같이 먹었다.
너무너무 고마운 오랑이었다. 사실 이때 아이 못 먹는 산모들도 있다는데, 밥을 안 먹기 시작하면 그건 더 복합적으로 안 좋은 문제였기 때문이다. 악순환의 연속이라고 할까.
오랑이 몸속에는 현재 심장이 오랑이 거와 왕배 이렇게 두 개가 뛰고 있기 때문에 에너지가 훨씬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졸린 오랑이
에너지 소비가 많아진 오랑이는 평소 잠도 안 잤는데 지금은 픽픽 잠에 든다.
오랑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오랑이는 말괄량이라 진짜 원래 잠을 안 자고 하루종일 수다를 떨면서 잠을 안 잤던 사람이다. 그런 오랑이는 요즘 시간이 날 때마다 계속 잠든다.
잠 잘 때도 이쁘긴 하지만 그래도 평소와 달라진 모습에 짠할 때가 많다.
멀미를 느끼는 오랑이
닥스훈트 과인 오랑이는 아주 강하게 자라서(벌레는 손으로 잡는다!!) 멀미랑은 거리가 멀었다. 평소 짧은 다리로 사람이 꽉 찬 지하철을 타며 출근했으며 돌아다니기를 좋아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자랐다. 그런 오랑이가 멀미를 잘 느꼈다. 그래도 엄청 심하지는 않아서 다행이지만 확실히 전보다 멀미를 잘 느낀다. 나의 부드러운 운전실력이 없었다면 집에만 있어야 할 거 같았다.
응아를 못하는 오랑이
오랑이는 절대 변비가 아니었다. 변비는 만병의 근원이기 때문에 연애 초반부터 오랑이가 매일 잘 응아를 하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그래서 건강한 오랑이임을 확인하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그런 오랑이가 응아를 못하기 시작했다. 유산균 1000억 마리를 먹었는데도 매일 못하고 거의 3일에 한 번씩 했다. 먹는 양이 달라진 것도 있고 토를 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평소와 달라진 모습에 매우 걱정이 된다.
그래서 매일 같이 체크하고 있다. 유산균 음료도 챙겨주고 유산균도 매일 먹고 마음의 안정을 취할 수 있게 응아를 할 때면 자리도 잘 비켜주고 있다.
남편이지만 지금은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많이 없어 영양제를 약 통에 소분해 주고 챙겨주고 있다.
야근은 최대한 덜하고 같이 있어줄려고도 한다.
차로 최대한 이동시켜 줄려고도 하고 있고 좋은 것만 보고 듣게 해 주려고 하고 있다.
왕배야 나오면 많이 이뻐해 줄 테니깐 오랑이 힘들게 하지 말아 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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